2023년 03월 05일 일요일 프랑스 일기.

어제 준비해 둔 재료로 치즈밥을 만들어서 먹었다. 요즘 쌀을 안 먹었었는데 오랜만에 먹으니까 너무 맛이좋다. 역시 한식이 최고다. 다들 어떻게 빵만 먹고 사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빵을 먹으면 항상 배가 덜 찬다.

2023년 03월 01일 수요일에 시킨 택배를 03월 05일 일요일 14시에 받아보았다. 형광조끼를 입은 분 문을 열어드렸는데 알고보니 내 택배를 우편함에 두고 가신 것이었다. 다음 주는 되어야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신났다. 방에 올라가서 택배 뜯어보고 확인했다. I am not okay with this 영어, 불어 버전을 모두 구비했다. 이제 공부만 하면된다. 영어판이 책이 더 크다.

어제 일찍 잤다. 요즘 밀가루랑 단 것들을 엄청 많이 먹어서 그런지 피부가 조금 별로다. 아무튼 밥도 먹고 준비도 하고 친구를 만났다. 친구가 옷 어떻게 입고 올거냐고 해서 편하게 입고 간다고 했다. 편하게 입었는데 너무 꾸민 느낌나서 살짝 혼자 어색했다. 그런데 거기 가니까 사람들이 엄청 꾸미고 왔더라. 춥지도 않은가 신기했다. rer e라인은 처음 타는데 가는 길이 무서웠다. 사진 찍고 보니까 사진을 잘 찍은 것 같아서 만족스럽다. 약간 유튜브인가 어디에 있는 미지의 공간 그거 이름이 기억이 안나는데 그 사진같다. 찾아보니 liminal space라고 한다.

오늘은 날씨가 흐렸다. 친구랑 가는 길에 franprix갔다. 물 계산하려는데 1유로 이하는 카드결제 안된다고 해서 친구가 같이 계산해주었다. 그리고 내가 파리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말해주었다. 그런데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항상 인종차별 관련된 걸 이야기해야하는데 마음이 불편하다. 내가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같아서 미안하기 때문이다. 보통 말을 안하긴하는데 친한 친구면 하긴한다. 친구한테도 이야기를 살짝했는데 엄청 놀라더라. 이 친구가 자기가 프랑스인들을 대신해서 사과한다고 했다. 아무튼 인종차별 이야기를 안하면 친구들은 진짜 거의 모르더라. 하긴 상상도 못하겠지. 아무튼 가는 길은 을씨년스러웠다. 아저씨들이 많았고 프랑스어가 들리지 않았다. 이 강에서 낚시를 하고 있었고, 가는 길에는 눈치를 보다가 길에서 오줌을 싸는 사람도 봤다. 멀쩡한 사람인 듯했는데 아닐지도. 돈을 내고 화장실을 써야하니 그러는 걸까. 아무튼 이탈리아 친구들이랑은 영어로 대화할 때 특별한 문제가 없다. 서로의 발음을 못 알아듣는 경우가 있는데 너무 웃기다. 나는 사전에 나오는 발음대로 발음하고 이 친구들은 이탈리안식으로 발음해서 서로 못 알아들을 때 진짜 서로 파안대소한다. 그런데 이 친구는 영어를 너무 잘한다. 프랑스인 특유의 억양도 없고, 슬랭도 많이 알고 발음, 속도도 원어민 느낌이다. 그래서 많이 못 알아듣는다. (나중에 알고보니 국제학교를 다녔다고 한다.)

엄청난 기다림 끝에 들어갈 수 있었다. 표같은 것은 따로 없었고 스티커를 붙여주었다. 그리고 큐알코드를 찍고 들어가면 끝이었다. 기다림이 정말 힘들었다. 엄청난 새치기를 견뎌야했다. 중국인도 되게 많았다. 내 앞에 이탈리안들이 있었는데 노래 부르고 정말 시끄러웠다. 친구는 이탈리아인들은 간혹 엄청 시끄럽다고 그랬다. 이 친구의 아버지는 이탈리안이시다. 아무튼 새치기도 잡지 않고,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떤사람은 기다리지도 않고 바로 들어갔다. early entry 어쩌고라나 뭐라나. 아무튼 신기하게도 벨기에에서 봤던 어떤 사람을 봤다! 한국인인 줄 알았는데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맞는 것 같기도 하다. 프랑스어도 잘하는 듯했다. 중국인들과 함께 있었는데, 그들과 영어 혹은 프랑스어로 대화하는 걸로 봐서는 중국인이 아닌가보다. 말을 걸어보려다가 그 사람 그룹에 자꾸 사람들이 추가되고 새치기해서 말은 안걸었다. 근데 그 사람도 나를 알아본 것 같았다.

쿠기 94년생 김정훈씨의 공연이 첫번째로 진행되었다. 되게 귀여운 모자를 착용하셨더라. 사실 나는 노래는 하나도 모르는 채로 갔다. 나는 이 공연의 라인업을 제대로 찾아보지도 않았다. 그냥 친구가 같이 갈래라고 제안해서 기뻐서 그냥 왔다. 알고보니 박재범씨와 치원씨는 오지 않았다. 알고보니 치원씨는 다른 회사더라고? 라인업에 뜬금없이 씨엔블루의 정용화씨가 있길래 뭔가했더니 알고보니 아니었다. 유겸이라는 멤버라고 했다.

예전에 쇼미더머니에 나왔을 때 엄청 귀엽다고 생각했던 래퍼이다. 이미지가 많이 바뀐 것 같다. 그리고 이 분은 인기가 엄청 났다. 사람들이 진짜 완전 미쳐있었다. 나는 아티스트보다 사람들 구경하는게 더 재밌었다.

사람들 쳐다보다가 사람들이 환호성을 질러서 살펴보니까 상의탈의를 했더라고. 이 분의 매력 포인트는 베이비 페이스에 반전되는 몸인 듯했다. 친구가 퍽보이라고 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부정적인 의미같다. 영어로 그대로 적으면 블로그 정지될 것 같아서 이정도로만 적어놓아야겠다. 그런데 목소리가 조금 이상했다. 목이 상한건가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나 오토튠을 범벅으로 해두었다. 나는 이때부터 조금 실망했었다. 개그맨 황모씨가 생각나는 순간이었다. 너무 한거 아니냐!

진짜 사람들이 완전 미쳐있었다. 노래도 다 따라부르고 그러더라고. 너무 신기했다. 눈물 흘리는 사람도 있었다.

흐리게 나왔지만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사진을 많이 안 찍었다. 여기는 물품보관함이 없어서 물건을 다 들고 있어야했다. 그래서 집중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소매치기 당할까봐 가방을 붙잡고 있었다. 휴대폰도 가방에 계속 넣어두었다.

이하이님도 나왔는데 사진 찍는 걸 깜빡했다. 목소리가 너무 좋고, 오토튠이 없었다. 그리고 약간의 랩을 할 때는 목소리가 앙칼졌는데 너무 매력적이었다. 잔잔한 느낌의 사람인 것 같아서 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고 멋있었다. 쿠키, 이하이 이렇게 두 분만 오토튠이 없었다. 심지어 쿠키씨는 처음부터 끝까지 계속 나왔다. 의상도 바꿔가면서 말이다. 무대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미노이의 요리조리에서 본 귀여운 이미지가 생각이 났다. 아무튼 오토튠을 쓴 아티스트들은 너무 아쉬웠다.

사람들은 쌈디에게 제일 미쳐있는 듯했다. 다른 사람들이 공연할 때는 아무도 속옷을 던지지 않았는데, 이 분이 공연을 하고 분위기가 무르익자 속옷을 마구 던졌다. 익숙한 듯 속옷을 다 그러모아서 손에 쥐고 공연을 하셨는데 처음보는 광경이기도 하고 재미있는 문화여서 사진으로 남겨 두었다. 꽤나 많이 모아본 솜씨였다. 아무튼 인기가 진짜 많았고, 오토튠을 사용하긴 했지만 그래도 무대를 너무 잘하는 사람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여유가 넘치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갑자기 자기가 결혼을 해야하는 나이라고 말해서 깜짝결혼발표를 하는 건가 싶었다. 사람들이 나랑 결혼하자고 외쳐댔다. 공연순서는 쿠기-이하이-로꼬-그레이-유겸-쌈디-합동공연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왜 박재범씨와 치원씨와 정용화씨가 나오는 줄 알았던걸까. 유겸이라는 분은 초면인데 인기가 엄청 많았다. 춤도 잘췄다. 갓세븐이라고 했다. 깜짝 게스트는 없었다. 댄서는 총 4분 오셨다. 앉아서 즐기면 재미가 없었을 것 같은 공연이었다.

알고보니 굿바이 세션에서 인사할 수 있는 것이 있었다. 142,000원의 가치가 있었냐고 묻는다면 나는 잘 모르겠다. 굿바이 세션에서 인사하고 그냥 지나가는 거였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를 외치고 나왔는데 너무 순식간이었다. 친구는 너무 짧고 빠르게 지나갔다면서 굉장히 아쉬워했다. 친구는 계속 내 눈치를 보는건지 나를 보살펴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신경써주었다. 아무튼 상냥한 친구다. 그리고 이 친구랑 이야기하다가 나한테 나이를 물어봤는데 나보고 엄청 어려보인다고 했다. 프랑스에 와서 처음으로 들은 이야기이다. 자기랑 나이가 똑같거나 19살인 줄 알았다고 했는데 너무 당황스러웠다. 나는 이 친구가 18살인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나랑 나이 차이가 꽤 많이 나서 살짝 많이 당황했다. 세상에 내 동생보다 어리다니. 어려보이긴 한다! 나이를 맞춰보라길래 최대한 어리게 봐서 21살이냐고 물었는데 아니어서 당황했다. 아무튼 그런 일이 있었다. 유튜브에서 보는 표현들을 이탈리아 친구들에게 쓰면 못 알아듣는데 이 친구는 유튜브에서 보던 표현이나 슬랭들을 많이 썼다. 뒷쪽 문에 가서 아티스트들을 기다렸다. 그런데 팬들이 있는 걸 몰랐는지 피곤했는지 인사도 없이 그냥 가서 아쉬웠다. 팬들은 30분 넘게 추위에 떨면서 기다렸는데 조금 기분이 그랬다. 10초를 보려고 팬들은 30분을 기다리다니. 피곤할테니 이해는 된다. 솔직히 나는 바로 지하철에 가고 싶었는데 친구가 기다리고 싶어해서 같이 기다린거다. 가고 싶으면 말하라고 했는데 친구의 얼굴을 보니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다. 아무튼 FKJ라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의 공연이 여기에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이 날은 내가 몽셀미셸 여행을 예약해둔 날이다. 와 너무 아쉽다.

강가에 위치한 공연장이고, 앞에서는 포스터를 들고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4시간 가까이 공연을 즐겼다. 142,000원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지만 1시간 당 35,500원이라고 생각하면 아깝지 않다. 살면서 처음으로 가 본 콘서트 대만족이었다. 신나게 즐겼다. 친구가 나눠준 자메이카 과자는 진짜 맛있었다. 젤리같은 거랑 샌드위치 한 입 먹은 것도 맛났다. 서양인들은 음식을 나눠먹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거나 싫어할 줄 알았는데 내가 경험해본 바로는 전혀 아닌 것 같다. 자기가 먹던 걸 주기도 하고, 내가 먹던 걸 먹기도 했다. 아무튼 콘서트 대만족이었다. 친구랑 같은 기숙사에 살아서 같이 집에 올 수 있어서 좋았다. 집에 와서 머리 안 감고 세수하고 몸만 씻고 잤다. 여기와서 뭐가 좀 변한건지 머리를 자주 안감아도 떡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석회수의 영향일까. 여기와서 매일매일 머리를 감았는데 머리가 빗자루처럼 퍼석퍼석해졌는데 요즘에는 자주 안감는다. 물로만 감을 때도 있다. 솔직히 이해안되었는데 여기 살다보니 적응해가는 것 같다.

드디어 2개 다 구비했다! 기분 좋다. 이제 공부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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