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알람때문에 깼다. 7시에 기상. 더 자고 싶었는데. 프랑스에서 와서 가장 좋은 점은 잠을 잘자고 잘 일어난다는 것이다. 여긴 따뜻한 말도 잘 나온다. 좋은 점들을 꼭 기억하자.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분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하나도 없다.

필시 이곳은 담배피는 곳으로 만들어졌을 것이다. 확신할 수 있다. 언젠가 친구에게 물어봐야지. 근데 나 친구는 언제 사귈 수 있을까나. 옆 호실과 딱 붙어있다. 나는 매일 문 열고 다닌다. 커튼도 확 걷어놓고. 왜냐하면 방이 너무 어둡기 때문이다. 스탠드 꼭 필요한데 언제사지. 아마존으로 시키려고 해도 너무 비싸다. 프랑스는 다 너무 비싸다. 다이소에서 1,000원이면 살 것을 여기서는 10,000원에 구매해야한다. 이게 뭐야. 말도 안된다니까. 화남.

고장난지가 언젠데 이제서야 안내문을 붙이는군. 나 들어올 때부터 작동불가였다. 뭐라고 쓰여있는지 모르겠다. 나는 언제쯤 불어를 잘 할 수 있을까. 노력을 많이 해야겠지 뭐. 필기체도 연습해봐야겠다.

세탁실 문이 매일 잠겨있어서 혼자서 화났었다. 그런데 알고보니 그곳은 세탁실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곳은 바로 사무실이었던 것. 어쩐지 앞에 붙어있는 종이에 운영시간이 적혀있더라니. 아무튼 나혼자 좀 웃겼다. 하나도 안 웃긴가?

이게 뭐람. 세탁실로 가는 길은 뭐랄까 으스스하다. 사실 사진으로만 이렇지 실제로는 약간 귀여운 회색 느낌이다. 왠지 신나서 폴짝폴짝 뛰어갔다. 아무도 없으니까. 그런데 사진으로 보니까 오렌지 이스 더 뉴 블랙에 나오는 교도소 같은 걸. 우리나라는 드럼 세탁기용 세제랑 통돌이 세탁기용 세제가 따로 있다. 첫 날에 내가 세탁실 어디있냐고 물어봐서 세탁실의 세탁기가 드럼 세탁기인 것은 알고 있었다. 그치만 한 번 더 확인해 보려고 세탁실을 갔다.

아무도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이 있었다. 첫 친구가 생겼다. 세탁실에 갔더니 어떤 사람이 앉아 있었다. 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나를 안쳐다보고 있어서 말았다. 기계도 살펴보고 방법도 살펴보고 다 했다. 그런데도 잘 모르겠더라고. 세탁기 돌리는 이 쉬운 일도 프랑스에서는 간단하지가 않다. 뭐가 이렇게 다 어렵고 두려운 것일까. 나는 혼자서 잘사는 사람인데 프랑스에서는 의존적일 수밖에 없다. 프랑스에 세제를 안 넣고 사용하는 세탁기가 있다길래 그 친구에게 혹시 세탁세제가 필요하냐고 물어봤다. 중간에 어떤 사람이 오니까 그 사람과 대화를 하고 나에게 대답해주더이다. 불어로 대답해주었다. 사실 이해를 잘 못하긴 했다. 구글로 세제보여주고, 섬유 유연제 넣는 시범을 보여주어서 이해했다. 내가 이해한 것이 맞을런지? 아무튼 어쩌다보니 그 친구랑 거의 1시간이었나? 아무튼 그 친구 세탁물이 다 돌아갈 때까지 대화했다. 물론 영어로. boule 형태의 세탁세제를 사용한다고. capsule! 잘 모르겠을 때는 영어를 불어식 발음으로 해주면 바로 이해하더이다. 꿀팁생성.
친구가 나보고 어디서왔냐고 물어봤다. 남한에서 왔다고 했다. 그 친구가 자기도 한국 친구가 있다고 했다. 나보고 한국에서는 무슨 언어를 쓰냐고 물었다. 영어를 쓰냐고 물어서 당황했다. 우리는 한국어만 쓴다고 했고,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영어를 배우지만 문법적인 것을 배운다고 말해주었다. 나한테 어떻게 그렇게 영어를 잘하냐고 물어봐서 굉장히 당황스러웠다. 나도 내가 외국인과 이렇게 길게 오래 대화할 수 있는 줄은 몰랐다. 특별히 영어를 따로 막 공부하진 않아서 그냥 아메리칸 무비 많이 봤다고 했음. 친구가 되게 신기해했다. 한중일 국가는 중국어를 쓰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조금 강하게 말했다. 우리는 한글을 쓰고, 한국어를 한다. 중국어와 다르다. 중국어 기반으로 쓰는 단어들은 있지만 표기는 한글로 한다고 말했다. (이부분은 내가 제대로 말을 잘 한 건지 확신이 없다.) 아무튼 나한테 불어도 잘한다고 해주었다. 고맙다. 너 세종대왕아냐고 물어봤다. (당연히 모르겠지만) 세종대왕의 위대함에 대해서 막 설명했다. 세종대왕이 천재라는 말을 했어야하는데. 아무튼 중국어랑 다르고 나는 중국어 못 읽는다고 했다. 안녕하세요, 좋은 아침, 잘가요를 가르쳐 주었다. -요 어미가 존댓말이라는 것도 알려주었다. 그 친구는 종이에 메모를 해두었다. 나한테 관심을 가져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리고 내가 에라스무스 학생도 아닌 것에 대해 놀라고, 낭테흐를 나에게 소개해주는 사람이 없다는 것에 대해서 은근히 놀랐다. 그리고 내가 혼자왔다고 하니까 또 놀랬다. 기숙사 단톡방에도 초대해주었다. 예상치도 못하게 친구가 생겼다. MM 고마워! 그리고 내가 너무 고맙다고 문자보내니까 답장으로 이렇게 왔다. 내가 만난 프랑스 사람들은 인터넷 친구들을 포함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라고 해준다. 정말 고맙다. MM덕분에 나는 오늘 너무 행복하다.

우리나라같은 흙바닥 운동장은 없겠지 이 나라에. 우리나라에도 이제 흙바닥 운동장은 거의 없을 것. 낭테흐에 온 이래로 가장 날씨가 좋았다. 여기는 뭐하는 곳인지 잘 모르겠다. 바람이 많이 불었다. 후리스 하나만 입고 나왔는데.

franprix에 가보고 싶었는데 낭테흐에도 이 마트가 있었다니. 심지어 lidl보다 가깝다. 12분 거리. 몰랐는데 여기 서점도 있었다. 왼쪽에는 빵집. 빵집-서점-햄버거 이렇게 있었는데 나중에 다 가봐야겠다. 나는 햄버거를 안 좋아하는데 여긴 햄버거 가게가 너무 많다. 상점들은 대부분 주말에 닫혀있다. 버거킹과 마트들은 영업한다. 서점을 발견해서 너무 기뻤다. 너무 기분이 좋은 날이다. 낭테흐 온 이래로 제일 좋은 것 같다. 다행이다.



프랑스에 오기 전 다짐했던 것. 반드시 추레하게 다닐 것. 왜냐하면 나는 가난한 학생이라는 것을 표시하고 다니고 싶기 때문. 돈 많아보여서 소매치기범들에게 털리기 싫다. 소매치기범들도 동정심이란 것이 있지 않을까. 프랑스 사람들은 네추럴한 느낌으로 다니는 줄 알았는데 굉장히 꾸미고 다녀서 살짝 놀랐다! 내가 좋아하는 노스페이스 후리스. 노스페이스 후리스 가져오고 생각한 것. north라서 혹시 내가 북한사람인 줄 알면 어떻게 하지 했다. 살면서 한 번도 안 해본 생각을. 북한의 얼굴 이렇게 생각하면 어떻게 하지. 왜 노스페이스라는 브랜드 옷을 입어? 라고 물어보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프랑스 사람들 노스페이스 패딩 많이 입고 다닌다. 바람막이도.

내가 다녀본 프랑스 마트들은 보통 이런 카트가 있다. 대형마트는 카트가 있고. 우리나라는 그냥 장바구니인데. 이게 더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장바구니는 손목 아프니까. 아무튼 나는 출구에 서 있어서 여기 문 닫은 줄 알았다. 바보바보.

여기도 바게트를 아래에 두고 파네. 빵은 3+1을 하고 있었다. 살까 고민했지만 안 샀다. 뺑 오 쇼콜라를 먹어보고 싶지만. 찐맛집에서 먹어보고 싶으다. 파비앙이라는 분의 프랑스 마트 영상을 봤다. 나는 이와 턱이 약해 바게트를 먹지 못할 것 같다.

진짜 이거보고 너무 감격스러웠다. 아시안 마켓이 이 근방에는 없었는데. 정말 감사하다. 물론 코리안 푸드는 전혀 없었다. 그래도 일본음식과 중국음식이 있었다. 내가 회를 좋아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날것이 싫다. 삼각김밥이 5천원이 넘다니 뒷목 잡을만한 사실. 샤오룽바오가 있어서 하나 담았다. 삼각김밥은 두 종류있길래 2개 다 담았다. 일본식 닭꼬치도 있었다. 대박이다 여기. 진짜 너무 기뻐서 바로 사진을 찍었다. 여기 뭐야 대박이지 않냐? (광희st)

초코는 싫어하지만 오레오는 정말 좋아하는. 조그만한 오레오가 들어있는 시리얼인 줄 알고 샀다. 잘못 샀다. 직원분이 나보고 인사를 해주셨는데 나에게 눈길을 떼지 않으셔서 그때 재빨리 질문을 했다. MM이 말해준 세제를 사고, 똑같은 섬유유연제를 사려고 했는데 그 섬유유연제는 없었다. 같은 브랜드 제품은 있었다. 이게 섬유 유연제라고 적혀있지 않아서 한참을 사전과 구글을 찾아보다가 여쭤봤다. 대답해주셨는데 맞는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다. 대충 맞는 것 같아서 샀다. 세제는 거의 2만원이었고, 캡슐 형태를 많이 쓰는 듯. 섬유 유연제도 거의 1만원. 너무 비싸 프랑스

프랑스에 오면 꼭 새로운 맛의 벤앤제리스 아이스크림을 먹어보고 싶었다. 새로운 맛이 있긴 했지만 딱히 끌리지 않았다. 매그넘 아이스크림은 저렴하다. 하지만 냉동실이 없어서 사진 못했다. 다음에 친구들이 생기면 사주고 싶다. 아이스크림은 약간 친구들끼리 먹는 음식 아닌가? 아이스크림으로 우정을 전해요. 이런 느낌 아닌가? 하겐다즈도 신기한 맛이 있다. 한화로 환산하면 또 막 저렴한 것은 아닌 아이스크림들.

MM이 보여줬던 그 세제. 악 비싸. 13유로 짜리로 구매. 귀찮아서 확인은 간단하게 했다. 대충 맞는 것 같다. 마트에 가면 사전 찾느라고 시간이 너무 걸린다.

냉동 마카롱이 있었다. 아니 비위생적이게 비닐포장도 안 되어있다니. 파티셰가 만든 것이었던가. 바닐라 맛 하나 사볼걸 그랬나.

둘다 호박의 일종이다. 너무 신기하게 생겼어. 기분이 좋아졌어. 하지만 나는 이것을 먹고 싶지 않다.

우유 가격은 저렴하다. 하지만 이것도 한화로 따지면 엄청 저렴한 것은 아닌 것 같기도 한국에도 2,000원짜리 흰우유는 많이 있었다구.

치킨 마살라 커리 사서 전자레인지에 데웠다.


여기서 앉아서 먹는 사람이 있을까? 아 나도 여기서 앉아서 먹으면 친구를 사귈 수 있지 않을까? 한국음식 맛있게 해가지고 냄새를 풍겨서. 떡볶이 같은 것. 잡채 같은 것. 간장 요리는 호불호가 없을 것 같은데. 조리도구가 없어서 문제다. 이것을 어떻게 해결하지. 일단 세탁실 문제는 대충 해결.

맛 없다. 다 먹긴 함. 8천원이었나. 한국돈으로 환산을 안 할 수가 없다니까.

volvic은 괜찮았다. 그게 마트에 없었다. contreX는 먹을 때마다 속이 안 좋아져서 결국은 그 물로 텀블러 씻었다. 내가 생수 맛을 가리다니. 예전에 소녀시대의 티파니님이 생수 맛 구분하는 것 보고 신기했는데. 프랑스에서는 나도 생수 감별사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hépar는 마셔봤는데 입술이 닿자마자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이것은 메스꺼움이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별로다. 우유는 그냥저냥 무난한 것 같다. 고소하고 담백한 느낌.

치킨 마살라를 데워 왔지만 아이스크림 먹는다고 다 식어버렸다. 다시 데우러갔는데, 들어가니까 탄 내가 잔뜩 났다. 아 요리를 실패했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놀랍게도 저 시꺼먼 빵을 버리지 않고 본인의 방으로 가져가는 친구. 그거 먹어도 괜찮겠냐고 물으려다가 기분 나빠할까봐 안 물어봤다. 그런데 나는 저게 너무너무 웃겨서 그 친구가 설거지 하는 사이에 사진 찍어두었다. 오늘의 웃음꽃.

이것도 비쌌다. 한화로 8천원. 그래도 외식에 비하면 싼 것이지. 하지만 맛이 없었다. 저 쌀이 막 부스러졌다. 나는 쫀득한 찰진 한국쌀밥이 좋다. 마살라 커리도 내가 아는 그 맛이 아니라 조금 밍밍한 맛. 위에 올라가 있는 닭고기는 정말정말 맛있었다. 살면서 먹어본 닭고기 중에 제일 맛있었다. 엄청 부드러웠다. 프랑스 닭인가. 프랑스 닭고기 요리도 먹어보고 싶다.

마살라 커리를 거의 먹지 않아서 배가 덜 찾다. 아이스크림 통에 오레오 오즈를. 2번 먹었다. 맛은 없었다.

연어 삼각김밥이고 5천원이다. 연어인데 참치 삼각김밥 맛이다. 맛있었지만, 밥은 유부초밥의 밥 같았다. 식초맛이 조금 많이 났지만 맛있게 먹었다. 정 안되면 이 삼각김밥만 먹고 살든지 해야겠다. 라면도 마트에 있기는 했다! 프랑스에 와서는 따뜻한 물을 먹지 못했다.

하루 정도 헬로우톡을 손 놓고 있었다. 답장을 다 보내려고 하니 갑자기 이런 메시지가.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고. 내 국적 내 이름 내 신분 다 까놓고 인터넷 친구들과 재미있게 대화하고 있었는데 일을 무슨 이딴 식으로 하냐. 이것은 필시 내가 차단했던 christophe의 짓이 분명하다. 내 그를 가만두지 않겠다. 허나 나는 이미 그의 계정을 차단한 상태. 이 아저씨 다시 생각해도 정말 이상했던. 아무튼 그랬다. 헬로우톡에서 카카오톡으로 넘어온 친구 2명 있다. R은 정말 든든한 인터넷 친구이다. 아직 만나지는 못하지만 나에게 도움을 준다. 너무 고마운 친구다. 인터넷 친구이지만 든든하다. 오늘은 블로그 글도 올리고. 프랑스 온 이래로 만보를 채우지 못한 날이다. 5천보 정도. 근데 토스는 왜 내 발걸음 인식을 못하는거냐. 40원 안주려고 발악을 하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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